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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298

과거를 돌아보는 일 일기란 원래 솔직히 써야 나중에 읽을 맛이 나는 법이다. 남에게 보일 양으로 이리저리 말을 둘러서 하다보면 나중에 읽어 보고 나서 한참을 생각해야 한다. "도대체 이날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 뭐지?" 그 때 그 상황은 기억할지라도 내 기분이 어땠는지 확실히 알 수 없으니까. 미래의 나에게 이야기 하듯, 그렇게 솔직히 써야 하는 게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일기장을 잃었다. 다시 종이로 된 것을 마련해야 하는가보다. 2004. 8. 18.
너무 가벼운 말 요즘엔 사랑한다는 말들이 넘쳐난다. 좋아한다는 소박한 말은 오히려 더 듣기 힘든 거 같이 느껴질 정도니까. 실제로 사람들은 사랑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그저 유행에 따라서 사랑, 사랑, 사랑 타령인 건지. 그래서인지, 한번 들으면 가슴이 꽉 차오를 그 말이 이제는 너무 가볍게 느껴진다. 나는 저 말을 아끼고 아껴서 정말 말하지 않고는 베겨낼 수 없을 때에만 하련다. 2004. 8. 18.
스크랩 "누구에게나 추억은 아름답게 포장되는 것.. 하지만.. 뒤만 돌아보고 있으면 결코 앞으로 나갈수 없는것.. 우연한 만남으로 인한 잠시의 회상은 추억으로 아름답지만.. 추억에 얽매인 사람은 결코 아름답지 않으므로.. 우리는 그 사소한 진리를 알고있기에.." 2004. 8. 18.
랑.. 그리고 청계천 8가 내 고등학교 친구녀석들 중에서 동국대 아리랑에 있었던 녀석이 있다. 그 노래패 사람들은 그냥 "랑"이라고 부르더군. 언젠가 그 랑 사람들과 술을 한잔할 기회가 있었다. 친구녀석 만나러 동대까지 갔다가 그 학교 앞의 음.... 그러니까... 음.. 그래, "하얀집"에서 그 동아리 사람들과 술을 한잔 했지. 아무래도 노래패여서 그러나, 첨 만나는 사람이니 노래를 하라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부른 노래가 "청계천 8가"였다. 언젠가 한참이 지나서 그 친구녀석이 말해주는데, 그 동아리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청계천8가를 부른 사람은 내가 최초였다고 한다. 사실 꼭 청계천 8가가 아니라 "그런 류"의 노래를 부른 것 자체가 최초였다고 한다. "파란 불도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사람들..." 그때 나는 천지인의.. 2004. 8. 18.
가면 처음 가면을 쓰게 되는 동기는 간단하다. "창피해서. 이걸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줘. 난 너무 못났어." 그런데 사실 남들도 모두 못났다. 다들 근사한 가면을 쓰고 있었을 뿐이다. 그걸 모르던 어린 시절, 사람들은 남들과 닮고자, 그런 식으로 가면을 처음 쓴다. 위선의 가면을 쓰고 남들 앞에 서고, 구석에서 가면을 벗으며 자신을 비하한다. 그러면서 가면은 점점 두꺼워진다. 세상 어디에서 가면을 온전히 벗은 채로 남의 얼굴을 대할 곳이 있을까. 그런 장소를 찾아, 혹은 그럴 만한 사람을 찾아 평생을 보내는 것이 인생이겠지. 얼마전에는 가면 벗은 것을 보이기 싫어하는 누군가 때문에 가슴 앓이를 한 적이 있다. 그도 나도 한동안은 가면을 벗을 일이 없으리라. 2004. 8. 12.
그러니까 "이게 그거고, 그게 저거고, 그래서 저게 바로 이거란 말이요! 이건 언제가 이거였오!" 언제나 돌고 돌아 제자리. 나는 언제나 나였다. 먼 여행길에 먼지가 쌓이고 생채기가 났을지언정, 좀 돌아왔다고 해서 내가 다른 사람이 된 건 아니야. 2004.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