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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3

블로그 vs 커뮤니티 예전에, 그러니까 대충 세기가 바뀔랑 말랑 할 때 쯤에는, 홈페이지라는 것이 꽤나 신선한 물건이었다. 그래서 친구라든가, PC 통신에서 만난 사람들이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었다고 하면, 의례 집들이에 찾아가듯이 방문을 해서 어느 홈페이지에나 다 있었던 방명록에 글을 남기곤 했다. 그리고, 인터넷에 접속해도 얼마간 시간을 보내면 딱히 할 게 없었으니, 아는 사람들의 홈페이지를 북마크 해 놓고 종종 들러서 게시판에 글도 쓰고 했었지. 그러다 보니, 개인 홈페이지라고 해도 일종의 커뮤니티의 역할을 했었다. 특정 그룹의 사람들 중에서 가장 발길이 많이 머무는 홈페이지에 사람들이 모여서 소식도 나누고 잡담도 하고 딴 사람 글에 장난질(ㅋㅋ)도 좀 치면서 친목을 도모했다. 잘 나가는 홈페이지들은 여러 그룹의 사람들이.. 2007. 12. 4.
블로깅이라는 거 말이지... 불과 5년전만 해도 블로그라는 말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 지 못했으리라. 싸이월드가 뜨면서 그제야 미니홈피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하던 때이고, 아직 대부분은 원시적인(?) 개인 홈페이지 같은 것들이 네트웍을 사는 사람들 중 제법 앞서가는 사람들의 "뻐기기" 수단이었던 때이다. 그때야 지금처럼 편리한 미니 홈피나 블로그나 카페들이 성행하지 않았으니, 개인 홈페이지를 꾸리고, 게시판을 달고, 글을 쓰는 것은 일부 기술 있는 사람들 정도나 하는 일이었다. 혹여 기술 없는 사람들이 개인 홈페이지를 가져봤자, 지금에 비교하면 구리구리한 수준의 서비스들 뿐이었다. 기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았는데, 개인 홈페이지 만들려면 지긋지긋한 HTML 코딩을 한참동안이나 해야 했고, 마음에 드는 아이콘.. 2007. 11. 12.
파트리크 쥐스킨트 "향수" 사실 나는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가 부러웠다. 얼음보다 더 한 냉혹함, 죽음조차 이겨내는 인내심, 흉내 낼 수 없는 노력,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치밀함,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냉정함, 세상 모두를 비웃을 수 있는 자신감, 그리고 천부적인 자질... 그것이 살인에 해당하는 것이라도 거침 없이 해 낸다는 점만을 빼고 나면 세상을 성공적으로 -- 물론 세속적인 의미에서 -- 살아가기 위한 모든 것이 거기에 있었다. 그르누이는 거기에 더해서 세속적인 무엇에도 유혹되지 않고 오직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무서움까지 가지고 있었으니, 끊임 없이 주변을 둘러보고, 자신을 가장하고, 때로는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완전히 방치해버리기도 하는 불완전한 성격의 나로서는 감히 비교를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지금 또 .. 2006.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