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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기다리며.. 게시일 : 2001/05/18 (금) AM 05:42:08 조회 : 6 기적을 기다리며 이외수 인류의 종말은 어디까지 도래했나 유다가 은전 삼십냥에 팔아넘긴 예수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어둠 속에서 시뻘건 십자가들만 발악적으로 비명을 질러대는 도시 산성비가 내린다 이제 영혼이 투명한 자들은 모두 어디로 유배되어 갔을까 척박한 세월 가문 날 논바닥처럼 갈리지는 가슴으로 술을 마시면 아직도 누군가를 죽도록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 이게 바로 기적이라는 것일까 2009. 4. 7.
나중에도 다시.. 게시일 : 2001/04/20 (금) AM 05:59:26 조회 : 11 그런 글들을 남겨야 한다. 시간이 흘러, 나중에 다시 보고 싶은.. 그런 글들을 남겨야 한다. 나중에 차근히 되읽을 때에.. 그때의 나의 기분, 그때의 나의 생각, 그때의 나의 상황... 그런 것들이 묻어나는... 그런 글들을 남겨야 한다. 나중에라도, 내가 죽고 사람들이 나를 반추할 때에.. 게시판에 남긴 글 하나, 친구에게 보낸 편지 한통... 그런 것에 왜곡된 "나"가 있지 않기를.. 거기에서 "나"를 느낄 수 있기를.. 그런 글들을 남겨야 한다. 남에게 솔직한, 자신에게도 솔직한.. 그런 글들을 남겨야 한다. 지금.. 나는 그러고 있을까? 2009. 4. 3.
anarchist 게시일 : 2001/04/15 (일) AM 07:15:00 조회 : 14 군대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서 서른살 넘어서 들어온 사람이 있었는데 OOO에 파견 나갔다가 거기서 만났다. 학생운동쪽에 조예가 깊던 사람이었던 듯한데, 자세한 뒷배경 얘기는 많이 듣지 못했다. 그사람과 간간히 얘기를 할 때 그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OOO씨는 아나키스트로군요." 아마도 free software와 관련한 나의 의견을 얘기한 후에 들었던 말이라 기억된다. 언젠가 OO이와 대화를 나누다가 그런말을 했었다. "난 거대한 조직체를 믿지 않아." 그런데, 생각해 보면 아이러니컬하다. 난 원래 무질서한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평소에 내가 아나키스트적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해 본적이 거의 없다. 그런.. 2009. 4. 3.
믿음에 대해서.. 게시일 : 2001/04/12 (목) PM 07:52:20 조회 : 17 난 운동권이었던 적이 없다. 어쩌면, 내 주위에 보이는 것들과, 내 주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나에게 심대한 영향을 줄 만한 운동성을 갖춘 사람이 없어서였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저 내가 심약한 사람이거나.. 그래도 무언가에 대한 믿음은 갖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긋한 나이에 세상에 대한 낙관론을 품고 있던 어느 노교수만큼은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나에게도 세상은 제대로 되어야 하고.. 제대로 될 것이고.. 단지 내가 할 일은.. 그것이 좀더 빨리 이루어지도록 조금만 힘을 보태면 되는 것이라고... 그런 낙관이.. 어떠한 특정 사상에 의해서였던 기억은 없지만, 배에 기름끼고 들어앉아 거들먹거리는 인간들과, 사악한 속에 간.. 2009. 4. 3.
이기주의 게시일 : 2001/03/16 (금) AM 03:49:12 조회 : 20 아무리 사람들이 나를 이기적이라 욕해도 나에게는 혼자 생각하고, 멍하니 앉아서 창밖을 바라볼 수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친구에게 물었다. "감정 상태가 불안할 때는 하던 일을 줄여야겠지?" "그래" 마음대로 그만둘 수 없다는 것만큼 괴로운 것도 없을 거 같다. 세상엔 강한 사람만 사는 것도 아니고, 더더욱 나는 그다지 강한 사람이 아니다. 자기 합리화.. 하지만, 그것 없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까. 어차피 모든 사람은 다 자기 합리화를 하는 거다. 누군가 자신은 대단히 객관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고 말하더라도, 그것 자체로 또 다른 자기 합리화에 지나지 않는다. 정신 세계에 있어서 엄살이란 없다. 2009. 4. 3.
잠이 안 와서... 분명 피곤한데, 잠이 안 온다. 팔이, 어깨가, 목덜미가 쑤신다. 사실 따지고 보면 타이핑도 그리 오래 안 했는데. 신경성인가 보다. 마음이 별로 편치 않다. 별 목적도 없이 웹 뒤지기. 우분투 코리아, 댓글 몇 개 남기고. 코딩이나 좀 해볼까 하다가, 결국 터미널에서 쓸 데 없는 짓이나 하고, 에디터는 썼다 지웠다 1보 전진, 반보 후퇴. 10분 걸릴 일을 한시간 넘게 하다가 때려 치다. 내일 해야지. 그러려면 일찍 잠이 들어야 할 텐데. 난 어머니 아프시면 정말 대책 없이 발만 동동 구를 것 같다. 가는 데만 다섯 시간. 그것도 아무 때나 가기도 힘들고. 멀리 산다는 게 참 애석함. 배가 많이 고픈 건 아닌데 뭔가 자꾸 먹고 싶다. 그렇다고 특별히 뭐가 땡기는 것도 아니고. 이 시간에 라면 끓여 먹기.. 2009. 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