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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새김질

anarchist

by Lbird 2009. 4. 3.
게시일 : 2001/04/15 (일) AM 07:15:00     조회 : 14



군대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서 서른살 넘어서 들어온 사람이 있었는데
OOO에 파견 나갔다가 거기서 만났다. 학생운동쪽에 조예가 깊던
사람이었던 듯한데, 자세한 뒷배경 얘기는 많이 듣지 못했다.
그사람과 간간히 얘기를 할 때 그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OOO씨는 아나키스트로군요."

아마도 free software와 관련한 나의 의견을 얘기한 후에 들었던
말이라 기억된다.
언젠가 OO이와 대화를 나누다가 그런말을 했었다.

"난 거대한 조직체를 믿지 않아."

그런데, 생각해 보면 아이러니컬하다. 난 원래 무질서한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평소에 내가 아나키스트적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해 본적이 거의 없다. 그런데..
사람들과 만나서 얘기를 하다 보면 그런 면이 문득문득 느껴진다.
사실 내 자신이 느낀다기 보다는, 남들이 그런 말을 할 때가 종종 있다.
차라리 나는 자유주의자이고 싶었는데, 무슨무슨 "주의"니 "사상"이니
하는 것들에 대해서 나의 조예가 깊지 않았나 보다.

무정부상태.. 그렇게 말하고서 그 느낌을 가만이 음미해보면,
질서가 무너진 혼란 상태가 떠 오른다.

또 질서라 하면..
강화된 통제가 생각난다.

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질서는 그런 것은 아니다. 무정부상태 속에서의
질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마도 맞을 것 같다. 누가 정한 질서가
아니라, 개별 객체들이 모여서 합의에 의해서 이루는 질서.
가장 이상적인 질서의 모습은 그런 것이 아닐까. 교과서에서 배우는
질서가 아니라.

난 이상주의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가끔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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