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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새김질

사랑이 뭘까?

by Lbird 2009. 3. 24.

게시일 : 2001/02/08 (목) PM 05:04:39     조회 : 28
친구가 묻는다.

"사랑이 뭘까?"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사랑이 뭔지 잘 모른다. 또 누가 나에게
사랑을 해 보았느냐고 묻는다면, 사랑이 뭔지도 모르는데 내가 사람들
사귀며(특히나 여자) 겪었던 것들 중에서 사랑이라 부를 만한 것들이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모르겠다.

흔히 말하는 "이성을 사귄다"라고 하는 것을 들여다 본다면
이것도 참 애매하다. "여자친구"라는 것이 "애인"이라 하는 것과
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한 것을
보면, 실상 다른 사람들도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같이 만나 밥먹고, 영화라도 한 편 보고, 같이 팔장이라고 끼고서
걷는다거나, 커피샵에 앉아서 손이라도 꼭 쥘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고 한다면, 이 얼마나 재미 없는 사랑인가.

한편 유명한 소설들에 나오는 애절한 사랑을 떠올리기도 하고,
상황이 허락치 않지만 마음만 남은 불운한 사랑을 떠올리기도
해 보지만, 이런 것들은 어디까지나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나
생기는 것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사랑이 뭘까.

친구는 신뢰라 말한다. 믿음이라. 요즘에 와서는 그 말한마디의
값이 많이 떨어져 버린 "사랑"이라는 단어에 비해서, 이 "신뢰" 또는
"믿음"이라고 하는 단어는 아직도 때가 많이 안 묻은 상태인 것 같다.
그래서 "사랑은 신뢰"라고 하면,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어쩌면 나는 잘 모르고 있겠지만, 사랑이라는 것의 본질이
그 신뢰라든가, 믿음이라든가 하는 것과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처음 친구가 나에게 물었을 때, 잠깐 옛날 기억을 더듬었다. 내가
겪었던 것들에 비추어 대답을 하기 위해서. 그냥 대책없이 "좋아하는"
감정이 발전된 것이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봤지만
너무 멋없는 대답인 것 같아서, "모르겠다" 라고 했다.
아직 나에게 사랑이 무얼까 하는 물음은 너무 어렵다.
수많은 가정과 조건에 의해서 답을 내는 공돌이적 사고를 버리지 않는다면
살아가면서 그 물음의 답을 얻는 것은 요원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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