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되새김질

껍데기...

by Lbird 2009. 3. 24.

게시일 : 2001/02/07 (수) PM 07:09:50     조회 : 19

사람들 누구나 얼마만큼의 껍데기를 싸고 있겠지만..
남들이 어느정도 두께의 껍질을 두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의 경우를 보자면, 이건 껍질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성벽이라
부르는 편이 좋을 것도 같다. 성벽 곳곳에는 문을 마련해 놓고,
내가 허락하는 사람들만 들여보내는 거다.
난 높은 성벽에 둘러쌓인 나의 영토에 칩거하며 나만의 세상에서
혼자서 이런 저런 것들을 하고, 이러저러한 것들을 생각하면서
산다.

나는 예전부터 내 영토에 누군가 허락받지 않은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끔찍히도 싫어했다. 내 물건, 내 공간 같은 것들을 어렸을
때부터 그다지 풍족히 얻지 못했던 탓일까? 그래서 오히려
나이가 들면서 나만의 소유물, 나만의 공간에 더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그러면서도 기이한 것은 언제나 외부와 나를 구분하는 성문들을
바라보면서 누군가 와서 문을 두드려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는 거다. 사실 혼자 살면 심심하다.

가끔 외출을 한다.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 누군가를 만나더라도
성문을 나설 때에는 단단한 껍질을 몸 주위에 둘러친다. 만나는
사람이 누군가에 따라서 껍질의 두께가 달라진다. 완전한 맨 몸으로
만나는 사람도 있고, 때론 완벽히 감싸서 나의 내면이 한치도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좀 있다가 친구를 만나러 간다.
이번에는 껍질의 두께가 얼마나 얇아졌을까.

'되새김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기주의  (0) 2009.04.03
사랑이 뭘까?  (0) 2009.03.24
또 나들이.. --;  (0) 2009.03.24
나들이..  (0) 2009.03.24
별을 보다..  (0) 2009.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