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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phrase, transposition, relation 피를 마시는 새 - 환상벽 푸코의 진자 - 아불라피아 진중권 - 성경 랜덤으로 뒤지기 2009. 10. 7.
벨보의 죽음 찔끔 찔끔 읽느라고 진도가 참으로 더디게 나가던 푸코의 진자가 드디어 벨보가 죽는 장면을 지났다. 근데 이상하다. 예전에 읽을 때에 비해서 벨보의 죽음이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화자는 까소봉이어도 이야기의 중심에 가장 가까이 있던 인물은 아마도 벨보일 텐데, 이상타. 가장 중요한 인물이 죽었는데 그게 그냥 그렇게 됐구나 하고 만다. 화자인 까소봉은 벨보의 죽음이 주는 의미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지만, 그게 오히려 거추장스럽다. 예전에 읽을 때는 벨보의 죽음 직전으로 다시 돌아가 벨보가 죽는 장면을 글자 하나까지 뒤져가면서 다시 돌이켰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왠지 지루하고 재미 없는 풍경 묘사를 인내심을 발휘하여 억지로 읽는 느낌이었다. 음... 아마도 나는 중간에 이야기의 바다에서 길을 잃.. 2009. 10. 5.
의사의 윤리라. 전에 소개팅 어쩌구 하면서 다시 보기 싫은 외모의 치과 의사를 두시간 정도 만난 적이 있는데, 이 여자가 하던 얘기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의치전 같은 거 생기는 거 기존 의대 시스템을 옹호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단다. 내가 기존 기득권 세력의 텃세 때문이냐고 했더니, 그게 아니고 중요한 이유가 "의치전 사람들은 의료인으로서의 도덕성이 문제시된다"라는 것이란다. 그냥 잠자코 듣고 있다가 "아.. 그래요?" 몇마디 해주고, "안녕히 가세요~" 인사한 다음날 "행복하세요~" 문자를 날리고는 전화번호를 지웠다. 말 해 줘 봤자 내 입만 아픈 격이었으리라.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 "에이그. 도덕성이 문제가 됐어요? 지금 당신들을 보면 더 나빠질 것도 없는 것 같은데." http://mlbpark.. 2009. 9. 29.
푸코의 진자 푸코의 진자를 읽을 때에는 끊임 없이 진자를 떠올려야 한다. 에코가 책에서 진자를 언급하는 것보다 100배는 자주 떠올려야 한다. 예컨데, 한 챕터를 읽고 나면 떠올리고, 다음 챕터의 시작을 알리는 인용문을 읽고 그 챕터를 읽기 직전에 또 떠올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온갖 잡다한 그 이야기들의 바다에 구름이 끼고, 폭풍이 일고, 달도 별도 보지 못하고, 배는 파도에 엎어질 듯 흔들리고, 후려치는 비에 제 손조차 분간하지 못하다가 결국은 미아가 되고 만다. 사실 성당 기사단이나 장미 십자단의 전설 같은 것이 중심이 아니다. 푸코의 진자는 소설의 제목처럼 푸코의 진자가 중심이다. 중심을 놓치면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무슨 책인지조차 잊어먹고 만다. 2009. 9. 18.
반려의 조건 나는 원래 평생 함께할 반려라면 사랑스러운 여자를 만나서 행복하게 살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어떤 조건들은 사실 그다지 나의 관심을 끌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고 특히나 최근에는 나의 눈 앞에 사랑에 빠질 만한 여자를 만나질 못하다 보니 이것 저것 혼자서 공상을 하게 되는데, 소위 반려자의 조건 같은 것들이다. 이런 여자를 만나면 이런 이런 삶을 살겠지. 또 저런 여자를 만나면 저런 저런 삶을 살겠지. 이런 저런 조건들에 따라서 여자(아직 만나질 못했으니 얼굴 없는 여자일 뿐이다)를 대입하고 미래의 삶을 공상해 보는 것이다. 조건... 그런 걸 따지게 된다. 그런데 방금 말한 조건이라는 것들이 세속적으로 따지는 재산 관계라거나 혈연 관계라거나 미모의 정도라거나 하는 것.. 2009. 9. 10.
시간 여행은 안된다. 구글 캘린더 설정 화면 중 일부. 그렇다. 시간 여행이 지원되려면 엄청 오래 기다려야 할 듯하다. 2009.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