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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새김질

입시.

by Lbird 2009. 4. 17.
게시일 : 2002/10/28 (월) PM 02:23:04     조회 : 7

해마다 이맘때면 바깥 세상은 수능이다뭐다 해서
대학입시로 시끌시끌하지만, 학교 안에서는
또다른 입시로 술렁술렁한다. 대학원 입시.

대학에 들어갈 때야 고등학생 내지 재수생. 기껏해봐야
아직은 어린나이고 부모님들도 지대한 신경을 쓰고
주변 사람들도 관심이 아주 많고 걱정도 많이 한다.
"너의 인생을 결정짓는 거야" 하면서.

그런데, 대학원 입시라면 일단 제법 큰 사람들 (또는
다 큰 사람들)이 치루는 것이다 보니 대학입시처럼
시끌한 관심을 끌지는 못한다. 설령 떨어진다 해도
잠시 쪽팔리고 마는 것이고, 다른 살길을 찾는 것이
그다지 부끄럽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대학입시라면
그것이 무슨 등급을 메기는 일처럼 느껴져서 입시에
임하는 수험생도 마음고생이 배로 심하겠지. 하지만,
대학원 입시도 양상은 다르지만 그 수험생들의 마음고생은
결코 덜하지 않다. 잠시 쪽팔리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개인에 따라서는 죽기보다 힘든 치욕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우리 학교 같은 경우는 나름대로 이름있는
학교다 보니 대학원 입시에 떨어지고 취직을 한다고 해도
길이 그다지 꽉 막힌 것도 아니지만, 타대생 출신들의
말을 들어보면 다른 학교 출신의 수험생들의 경우에는
그렇지만도 않다고 한다.

오늘 전자과 대학원 일반전형 면접이 있는 날이다. 말이
면접이지, 사실은 "구술고사"라고 불린다. 오늘 면접때문에
어제밤에는 방돌이 학교 후배들이 두명이나 내방에서 잠을
잤다. 그덕에 방돌이는 침대하나를 더 내주기 위해 랩으로
가서 밤을 지샌 모양이다. 오늘 아침에 같이 QE를 준비하는
녀석에게 그말을 했더니 그후배들에게 좋은 말이라도 해줬냐고
물어본다. 좋은말? 무슨 좋은 말? 사실 그 사람들에게
해줄 좋은 말을 생각해낼 만큼 내 정신세계는 충만하지 않다.
구술고사가 끝난 다음에 바로 있을 QE 때문에 내 정신상태도
그다지 좋은 상태가 아니니까.

어제는 OO이한테 메시지를 하나 보냈다. 짧고 간결하게.
"공부하기시러주께따"

(중략)


혼자서 싸움에 나선 사람들.
아침에 본 수험생들의 모양새가 외로워 보여서 나도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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