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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world 복구31

크로포트킨 드디어 크로포트킨 자서전을 다 읽었다. 끝 부분에 역자가 써 놓은 크로포트킨과 그의 시대에 대한 소고만 남았고 그것도 절반은 읽은 상태고. 1880년대의 행동적 아나키즘 완성의 주역은 크로포트킨이었다고 해. 일반인들에게 있어서 "무정부주의"가 "테러리즘"과 동의어인 것처럼 인식된 것은 행동적 아나키즘 때문이라고 하지. 민중 봉기가 가장 좋은 프로파간다라는 주장 때문이라지.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크로포트킨은 폭력을 싫어하던 사람이었어. 상황이라는 것이 그에게 그런 이상한 지위를 부여한 것이겠지. 행동적 아나키즘을 위한 이론적인 배경을 완성했지만, 그것이 사용된 것은 급진적이고 과격한 아나키스트들에 의해서였으니까. 그것이 아나키즘의 전부도 아니었고, 오히려 작은 일부분이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대중은 그.. 2004. 5. 18.
모티브 초등학교였는지 중학교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음악시간에 동기가 몇 마디고 소절이 몇 마디고 하는 등등을 배운 적이 있지. 그 때는 그게 왜 "동기"라고 불리는지 왜 "소절"은 있고 "대절"은 없는지 하는 것들을 궁금했지만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았지. 동ː기(動機)[명사] 1.사람으로 하여금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내적인 요인. 계기. 2.음악에서,악곡의 가장 작은 선율의 단위.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군. 동기는 그 음악이 나오게 된 "동기"일 거야. 누구나 기분이 좋아지면 흥얼거리는 한토막 한토막은 멜로디들이 작곡가의 머리에서는 음악으로 만들어지는 거지. 그 음악이 탄생된 동기. 그래서 동기라고 하겠지. "나"라는 음악의 동기는 무엇일까. 조금 좁게 봐서, 나의 "올해"의 동기는 무엇일까. 아니, 당장 나의 "하.. 2004. 5. 18.
테크놀로지 내 핸드폰의 문제인지 011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들어 심심찮게 문자가 지연된다. 하루전에 보낸 것이 이제야 도착하기도 하고 말이야. 얼마전에도 후배녀석이 뭐 물어볼 것이 있다고 전화를 했는데 처음에 하는 말이 "왜 문자 씹어요!" 라는 것이었다. -.-;; 그런데, 내가 씹었다던 그 문자는 그 후배랑 통화하고 몇시간이나 지나서야 도착했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대충 반나절은 지나서 도착한 셈이지. 본의 아니게 이상한 사람이 돼 버렸지. 기술의 발전으로 삶이라는 것이 좀 편해진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복잡해져서 오히려 골치아픈 경우가 많다. 특히나 그 기술이라는 것이 완벽하지 않은 경우에는 더 하지. 그런데 불행히도 기술이라는 것은 많은 경우에 불완전한 거야. 연인들의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 2004. 5. 18.
크로포트킨 크로포트킨 자서전 p. 587 "영국의 운동에는 또 다른 특징이 있었다. 그것은 부르주아계급이 운동에 직접 가 담하거나 외각에서 지원했다는 점이었다. 프랑스나 스위스에서는 노동자와 자본가 두 계급은 서로 대립하는 형국이었다. 적어도 1876년부터 85년까지는 그랬었다. 스위스에서 3, 4년간 체류할 때 나는 노동자 외에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내 가 아는 부르주아는 단 2명이었다. 영국은 그렇지 않았다. 많은 부르주아계급이 망설임 없이 공공연하게 런던과 지방에서 사회주의 모임을 조직하는 것을 돕거나 파업기간 동안 모금함을 들고 공원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나는 70년대 초 러시아에서 벌어졌던 '브나로드'와 비슷한 운동이 -- 러시아처럼 격렬 하지 않았고, 완전한 자기희생이 요구되지.. 2004. 5. 11.
바람 불던 날 오늘은 바람이 꽤나 불더구나. 낮에는 여름이 당장이라도 올 것처럼 덥더니, 해가 떨어지고 나서는 바람이 스산한 것이 다시 겨울이 "아직 아니야!" 하면서 올 것 같았지. 어제 내린 비로 꽃잎도 많이 떨어져서 벚꽃 나무가 늘어선 폭풍의 언덕 길가는 온통 희끗희끗했다. 봄이다. "봄날은 간다"를 보고 난 후부터는 봄이라는 것이 설레임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어. 왠지 쓸쓸함이 묻어나는 것이, 겨울이라는 이름의 무거운 대륙의 끝자락에 달린 우울한 판타지의 순간으로 느껴지는 거야. 날씨가 갑자기 포근해지고 나른한 바람이 낮동안 불다가 서늘한 바람이 저녁에 불고. 찬란한 태양이 비추는 동안 온세상을 장식하고 있던 꽃들이 노을과 함께 우울함으로 다가오는 시간이지. 봄을 이런 식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은 아무래도 Secr.. 2004. 3. 30.
포스비2 작년말쯤의 예상으로는 포스비2의 개장이 개강 전에 가능할 것 같았지. 그런데, 어찌어찌 늦어지고 다른 일로 신경을 못쓰고 하다 보니 아직도 시험 서비스를 못하고 있다. 이런이런.. 이렇게 자꾸 늦어지면 속이 좋지 못할 것인데.. 포스비2 때문에 계속 신경이 쓰였었는데, 금요일 저녁을 맞아서 버그 잡고 몇가지 기능 추가하고 소스 코드 정리하고 등등의 작업을 좀 했다. 별로 오래 작업하지 않았다고 느꼈는데 벌써 시간이 2시가 넘었군. 삼매경에 빠지면 시간이 가는 줄도, 배가 고픈 줄도, 담배 핀지 여러시간이 지났음도 모르게 되지. 코딩 삼매경. 이렇게 빠져드는 작업을 해 본 것이 오랫만이라 기분이 좋긴 한데, 한편으로는 "해야하는" 것들이 많이도 쌓여 있다는 것 때문에 인상이 찌푸려지는군. 그것들도 급한 것.. 2004.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