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런 저런...

김연아

by Lbird 2009. 4. 22.

포스비에서 쫌 뭐랄까 쓴웃음 짓게 하는 글을 하나 봤다. 댓글로 많이 달린다. 얘기들이 많다. 글의 요는 김연아 선수가 광고도 많이 찍고 이러저러한 프로그램에도 많이 출연하고 하는 걸 욕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참 실망감을 많이 느낀다는 글이다. 좀 뜬금없는 글이었지만 어제 그 글을 발견했을 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그런데 이거 댓글들 달리는 걸 보니 분위기가 요상하다. 정확히 둘로 가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대충 보아서 반수 정도의 댓글이 양쪽으로 나뉘어 대거리를 한다. 여기서 일일이 그 댓글들을 거론하긴 뭐하지만, 추려보자면 "왜 욕하냐. 니들 욕할 자격이나 있냐." 하는 것과 "욕도 내 맘대로 못하냐. 니들은 뭐라고 그렇게 옹호하냐." 하는 것들이다. 뭐 그래도 익명으로 올리는 인터넷 게시판과는 좀 달라서 제법 점잖은 말투들을 쓰고 있지만 그 내용을 잘 보면 치근덕 치근덕 은근히 치열한 말다툼이다.

그런데 그냥 그렇고 그런 말다툼들이면 모르겠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옛날 일들이 생각난다. 황우석, 심형래, 그리고 이젠 김연아? 황우석이야 뭐 이것 저것 따질 것도 없는 것이지만, 심형래는 벌인 일에 비해서는 좀 심하게 당한 면이 있다. 그 이유라면 나는 단연코 심형래 편에 서서 그 반대진영을 맹렬히 공격하고 심형래를 내가 이해 못할 정도로 심하게 옹호하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들은 심형래를 옹호한다고 생각했겠지만 그 반대편에 있던 사람들은 실상 심형래에게 화가 났다기보다 심형래의 편에 서서 별것도 아닌 것으로 자신들을 맹렬히 공격하는 옹호자들에게 화가 난 것이 컸다. 자신들 스스로가 하고자 하는 바의 반대를 저지르고 있던 셈이다.

이런... 그런데, 이거 이번에는 김연아가 겹쳐보인다. 포스비에까지 저런 글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그리 무시할 만한 형세는 아닌 모양이다. 물론 황우석, 심형래의 사태에 비한다면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보이긴 한다. 하지만, 형세가 미미하다고 해도 그 대결 구도의 본질적인 면에서는 황우석, 심형래 시절의 중요 요인이 다시 한번 힘을 떨치는 것 같다. 눈이 먼 옹호. 욕하는 사람 있으면 뭐 그냥 그런가보다 할 수는 없는 건가. 굳이 나서서 옹호를 하고 나선다. 그것도 좀 과하게.

황우석, 심형래의 뒤에 김연아를 놓으니 김연아가 그들에 필적할 뭔가를 저지른 듯 하지만, 실상 김연아는 저지른 것도 없고 이 말 다툼에 별 관심도 없는 듯하다. 김연아의 편에 섰다고 생각하는 인물들이 작은 물거품이 될 것을 거대한 회오리로 만들고 있는 듯 하다. 이게 커지다가 김연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지.

'이런 저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검색 사이트 차단  (2) 2009.05.06
지나버린 것들  (0) 2009.05.01
김명민 스페셜  (0) 2009.04.22
필연 대 우연  (0) 2009.04.16
수회천의 결  (1) 2009.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