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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10년... 5년...

by Lbird 2009. 3. 24.

며칠 전에 종종 가는 바에 늦은 시간에 갔더니 바텐더가 술이 꽤나 취해서는 제 앞에서 울더군요. 뭔 일이 있냐고 물어봐도 대답도 없고. 그러다가 오늘 다시 갔더니 다른 바텐더가 슬쩍 해주는 얘기가 얼마전에 점을 보러 갔는데 서른 세살까지는 결혼을 못할 거라고 했다더군요. 서른 셋. 그 바텐더가 지금 스물 아홉이니 4년이군요. 4년. 그런데, 4년이란 얼마나 짧습니까.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났답니다. 서른이었을 겁니다. 을지문덕에서요.

"우리 둘 다 10년 후에도 결혼을 못하고 있으면 둘이 그냥 결혼해 버리자."

"10년은 너무 길다. 5년 후로 하자."

"그래. 그러지 뭐."

벌써 그로부터 6년이 지났군요. 약속이란, 사람의 말이란, 얼마나 덧없습니까.

2002년, 2004년, 2006년, 그리고 2008년. 2년마다 어김 없이 있었던 이정표들. 시간은 묵묵히 기다리지도 않고 갑니다. 휩쓸리는 사람은 얼마나 애닲은지, 얼마나 안타까운지 상관도 없이 말이죠. 두고 온 것, 잃어버린 것, 모두 상관 없이. 광석이형의 노랫말처럼 머물러 있을 줄만 알았는데요. 이제는 손을 뻗어봐도 허공만 만질 뿐입니다.

또다시 오래된 북마크를 뒤적거립니다. 나도 좀 울고 싶군요. 하하. 하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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