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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새김질

특수한 사람들..

by Lbird 2009. 3. 20.
게시일 : 2000/10/18 (수) PM 09:40:38     조회 : 26

오늘...
Data Structure 강의 시간에 교수님께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여러분은 특별한 환경에 있다!!"

등록금도 다른 학교(국내, 국외)에 비해 싸고,
받고 있는 혜택도 다른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보다 많으며,
조금만 일해도(과외등..) 적지 않은 용돈을 벌 수 있기도 하다..

얼마전에는 과기대 도서관에서 일하시는 직원분을 만나서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 분도 비슷한 얘기를 하는데, 한발 더 나아간 말이었습니다..

"과기대 학생들은 포항공대를 부러워한다.."

그럼 난 도대체 얼마나 특별한 환경에 있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여기에서 사는 일상생활에서는
사실 그런 말을 들을 때 빼고는 거의 인식을 하지 못하지요..
오히려, 학교 생활의 비합리적은 면을 주로 눈여겨 보고
거기에 불평을 하고.....
어찌 보면, 이건 오히려 이상한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고등학교때까지(저의 경우에는 재수시절까지)의 노력과, 서울대 보내려는
고등학교 선생님들에 대한 투쟁으로 얻은(안 그런 사람도 있지만)
환경이니까요..
그리고, 그런 학생들에게 이런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지금의 우리 나라 사정을 보면 오히려 정부나 사회쪽에서 더 절실하다고나
할까요..
그런 만큼, 이런 특별한 환경에서 산 사람들은 졸업하고 나가서도
그만한 역할을 하기도 하니까요..(뭐 다른 학교 출신의 사람들보다
오히려 못한 경우도 물론 있지만)

뭐.. 그런 건 그렇다고 치고..
정작 싫은건 "너희는 특별 대우를 받고있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너희는 특별대우를 받고 있으니까, 이상한 취급을 받아도 별로
이상하지 않다!"는 거지요...
친한 친구들과 만나도 그런 것이 느껴집니다..
단지 내가 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들에게는 내가 특별한 존재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처음 만나거나, 잘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면 상황은 더 악화됩니다..
괜히 학교에 대해서 꼬치꼬치 캐묻기도 하고, 우리는 모두
세상에 "공부"라는 것 하나밖에 모르고 사는 이상한 사람들 취급을
하기도 하고.. 지금은 좀 들하지만, 1,2학년 때에는 어디 가면
이런 질문은 꼭 들었습니다..
"미팅같은 거 하기는 하나요? 하루에 몇시간이나 공부해요?
여자 친구 없지요? 취미가 공부 아니에요? -_-;"
그래서, 그 때는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어느 학교 다닌다고
얘기를 안하거나, 그냥 "지방대 다녀요.." 라고 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뭐.. 내가 특별한 환경에 있다.. 하는 것.. 뭐..
인정해야겠지요.. 하지만.. 좀 드문 환경에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사람을 색안경을 끼고 봐서는 안되겠지요..
다행인 것은, 예전에 비해서 요즘에는 우리 학교에 대한 오해도
많이 줄었고, 이것 저것 앞뒤사정 안 보고 "저 놈은 좀 이상한
놈일꺼야" 라는 식의 시선도 많이 줄었습니다..

며칠 있으면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 때에는, 사람들이 "포항공대생"이 아니라..
"양연형"이라는 사람으로써 바라봐 줬으면 합니다..

이상... 투덜투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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