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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사

by Lbird 2009. 2. 14.

16동에서는 2003년부터 2008년 여름까지 아주 오래도 살았는데, 18동으로 옮기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서 어제 또 방을 옮겼다. 19동. 이번엔 1인실이다. 옆에 신경 쓸 사람이 없다는 것이 편하다. 한편으로는 외롭기도 하다. 편안함과 외로움 중에 어느 쪽이 크냐하면 당연히 편안함이지만 외로움이라는 것도 완전히 떨치기는 좀 힘든 감정이다. 나이가 나이니만큼 외로움에 쉽게 휘둘린다. 어쨌거나 이 방은 이제 나의 학교 생활에서 마지막 방이 될 터이다. 98년부터 졸업할 때까지 1동, 이후에 1년동안 18동 3인 1실에 살았지만 그 때는 내 방이라는 느낌도 없었고 방에도 잘 들어가지 않았다. 그 다음에 16동에서 오래 살았고 다음에 18동, 그 다음에 19동이다. 정이 가지 않았던 18동을 제외하면 1동 이후로 계속 monotonic increasing이군. ㅋㅋ 이제 19동이니 더 이상은 없다. 20동은 내가 넘 볼 수 없는 곳이고, 21동은 신입생들만 들어가는 곳이다. 마지막 기숙사, 그리고 마지막 한 해. 그래야 한다.

지긋지긋하게도 오래 학교를 다닌다. 자랑도 못하는 긴 가방끈. 고작해야 박사. 포닥을 한 것도 아니고 왜 이리 이 동네에 오래 남아 있는 건지. 이래저래 아름다운 기억보다는 괴로운 기억이 많은 포항이다. 제발. 어서 빨리 이 동네를 벗어나야지. 그래야 사람답게 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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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Favicon of http://tksdich.tistory.com BlogIcon 산야초 2009.02.18 10:19

    그래도 지나고나면 힘들고 고난고난했던 날들이 가장 빛나게 기억되는 그런 구석이 있더라구요. 밖에서 들여다보는 기숙사 방 이사는 오히려 낭만적인 느낌마저 드는군요.^^
    답글

    • Favicon of http://www.lbird.net BlogIcon Lbird 2009.03.04 07:27

      기숙사에서 이사라고 해봐야 오래 걸려도 2시간이면 짐 싸서 다 나를 수 있을 정도이고, 대강 정리하는 시간까지 합해도 반나절이면 족하니 이사라고 하기가 사실 민망한 수준이죠. ㅋㅋ 하지만 아무래도 잠자던 곳을 옮기는 일인지라 한동안은 새 방에 적응이 안돼서 마치 여행와서 여관 방에라도 묶고 있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게다가 기숙사라는 것이 "집"과는 다르기 때문에 마음 저 깊은 곳에서는 항상 "객"이라는 느낌이 있으니 더한 것인지도 모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