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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블로깅이라는 거 말이지...

by Lbird 2007. 11. 12.
불과 5년전만 해도 블로그라는 말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 지 못했으리라.
싸이월드가 뜨면서 그제야 미니홈피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하던 때이고,
아직 대부분은 원시적인(?) 개인 홈페이지 같은 것들이 네트웍을 사는 사람들 중
제법 앞서가는 사람들의 "뻐기기" 수단이었던 때이다. 그때야 지금처럼 편리한
미니 홈피나 블로그나 카페들이 성행하지 않았으니, 개인 홈페이지를 꾸리고,
게시판을 달고, 글을 쓰는 것은 일부 기술 있는 사람들 정도나 하는 일이었다.
혹여 기술 없는 사람들이 개인 홈페이지를 가져봤자, 지금에 비교하면 구리구리한
수준의 서비스들 뿐이었다. 기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았는데, 개인 홈페이지 만들려면 지긋지긋한 HTML 코딩을 한참동안이나
해야 했고, 마음에 드는 아이콘 하나, 배경 이미지 하나를 찾아서 하염 없이
웹을 뒤지거나, 혹은 떨어지는 미적 감각으로 하염없이 포토샵이나 Gimp 같은
프로그램들을 주물럭거리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얼마나 편한가. 여기저기에서 "제발 우리 사이트에 블로그
하나 만드세요."하고 애원들을 한다. 편하기도 편하고 이미 있는 디자인들을
이리저리 조합하고 플러그인들을 설정하고 하는 것들이 예전만큼 고통스럽지도
않다. 넘쳐나는 블로그들. 어느새 홈페이지라는 말은 사그라들고 블로그라는
말이 그 자리를 점령해 버렸다. 언제부터 블로그라고. 블로그(Blog)가 Web Log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몇 퍼센트나 될런가.

생각해 보면 예전이 좋았다. 인터넷 강국이라는 미명 아래 내 주변의 인터넷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 지고, 점점 더 지저분해져 간다. 질 떨어지는 정보들이 홍수를
이루고 그 중에서 옥석을 가리는 것은 이제는 거의 불가능하다. 낚시질이라는 말이
성행하고, 남의 저작물을 베껴다가 마치 제 것인양 떠벌리는 인간들도 너무 쉽게
눈에 띈다. 예전에는 주변 사람들하고 술 먹으면서 세상 한탄을 할 때 이런 말도 했었다.

"인터넷 쓰기 전에 몇달간 소양 교육을 받는 것을 법으로 제정해야 한다."

그때는 그게 농담처럼 말하고, 농담처럼 맞짱구 쳐 줄 수 있는 말이었다. 주변에
이미 네트웍의 문화와 예절에 익숙한 사람들로부터 자연스레 계몽 효과를 볼 수도
있는 정도였으니, 네트웍 입문 소양 교육이라는 것이 꼭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이제는 그런 것을 기대하기도 힘들고, 누가 그런 것을 한다고 하면 내가 먼저 나서서
말릴 판이 돼 버렸다. 혹 엄청난 무리수를 두어서 이명박이 대운하 건설한다는 것처럼
누군가가 추진하려고 해도, 일단 그 효과가 너무나 미미할 것이기 때문이다. (권리라든가,
자유라든가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고.)

다시 생각해 보면, 역시나 옛날이 그래도 나은 점이 많다. 사회가 이리 발전하는 만큼
복잡해지고 파악하기 힘들어지고 스트레스가 많아지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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