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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 흉내내기60

연금술사 연금술사 중에서, 모닥불도 없고 달도 뜨지 않은 밤, 야자열매 한 움큼을 입에 넣으며 낙타몰이꾼이 산티아고에게 말했다. "난 음식을 먹는 동안엔 먹는 일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소. 걸어야 할 땐 걷는 것, 그게 다지. 만일 내가 싸워야 하는 날이 온다면, 그게 언제가 됐든 남들처럼 싸우다 미련 없이 죽을 거요. 난 지금 과거를 사는 것도 미래를 사는 것도 아니니까. 내겐 오직 현재만이 있고, 현재만이 내 유일한 관심거리요. 만약 당신이 영원히 현재에 머무를 수만 있다면 당신은 진정 행복한 사람일 게요. 그럼 당신은 사막에도 생명이 존재하며 하늘에는 무수한 별들이 있다는 사실을, 전사들이 전투를 벌이는 것은 그 전투 속에 바로 인간의 생명과 연관된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거요. 생명.. 2006. 11. 3.
연금술사 연금술사 중에서, 지난주에는 어떤 보석 채굴꾼에게 돌의 형상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 채굴꾼은 에메랄드를 캐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린 사람이었다. 에메랄드 하나를 캐기 위해 5년 동안 강가에서 99만 9천 9백 99개의 돌을 깨뜨렸다. 마침내 그는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그 순간은 그가 에메랄드를 캐기 위해 돌 하나만, 단지 돌 하나만 더 깨뜨리면 되는 그런 순간이기도 했다. 그는 자아의 신화, 그 중대한 기로에 서 있었다. 노인은 그의 삶에 개입하기로 했다. 노인은 한 개의 돌멩이로 변해서 채굴꾼의 발 앞으로 굴러갔다. 5년 동안의 보람 없는 노동에 한껏 화가 나 있던 채굴꾼은 그 돌을 집어 멀리 던져버렸다. 그가 던진 돌은 날아가 다른 돌과 세게 부딪쳤다. 그러고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2006. 11. 3.
연금술사 연금술사 중에서, 그는 이 마을에서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 친구를 사귀는 일은 여행의 큰 즐거움이었다. 늘 새로운 친구들과의 새로운 만남. 하지만 그렇게 만난 친구들과 며칠씩 함께 지낼 필요는 없었다. 항상 똑같은 사람들하고만 있으면 -- 산티아고가 신학교에 있을 때 그랬던 것처럼 -- 그들은 우리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해버린다. 그렇게 되고 나면, 그들은 우리 삶을 변화시키려 든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이 바라는 대로 바뀌지 않으면 불만스러워한다. 사람들에겐 인생에 대한 나름의 분명한 기준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은 현실로 끌어낼 방법이 없는 꿈속의 여인 같은 것이니 말이다. 2006. 11. 3.
새책들 단테클럽 2, 작가들의 연애 편지, 연금술사 (일러스트판), 조엘 온 소프트웨어, 향수, Silmarillion (영어), The little prince (영역) 지난 주말에 하릴 없이 웹을 뒤적거리다가 음반 세개와 위의 책들을 주문했다. 오늘 병원에 갔다가 저녁 먹고 랩에 올라오니 책이 도착해 있었다. 포장을 뜯고, 이 참에 책꽂이 정리도 좀 하고 자리를 찾아 꽂아 넣었다. 작가들의 연애 편지는 제목 그대로인 책인데, 글쓰는 걸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쓴 연애 편지는 꽤 멋지겠다는 생각에서 선물용으로 산 것. 연금술사는 그전부터 읽어보고 싶던 소설인데, 방돌이 책을 빌려 보려고 했더니 이놈아가 집에 있다는 책을 도대체 가져올 생각을 안한다. 그래서 교보문고 사이트를 뒤적거리다가 일러스트판이라고 있길레 .. 2006. 10. 31.
체리필터 4집 Peace N Rock'N Roll 체리필터 4집. 체리필터의 음반은 그 느낌이 1집부터 이번에 구입한 4집까지 거의 균일하다. 곡은 달라지고 연주도 세련돼졌지만, 분위기는 거의 비슷하고, 비슷한 분위기의 가사에 비슷한 분위기의 멜로디에 리듬, 또 비슷한 분위기의 보컬. 하나의 거대한 음반을 4개로 잘라서 발표한 듯한 느낌. 2006. 10. 31.
자우림 6집 Ashes to Ashes 자우림 6집이 얼마전에 나왔다. 어제 3개의 음반이 도착했을 때 제일 먼저 자우림 음반을 뜯어서 들어봤는데, 음... 솔직히 그다지 꼭 맘에 차지는 않는다. 자우림 최고의 음반은 역시나 4집일 거 같다. 5집에서는 신선한 변화를 선보였다면, 6집은 예전의 분위기대로 우울하고 환상적인 것을 보여주려 했겠지만 왠지 모르게 산만하고 난해하다. 이건 5집에서 보였던 산만함과도 닮아 있다. 이런 식의 산만함이 자우림에 계속 배어 든다면, 나는 더이상 자우림의 팬이 되고 싶지 않다. 2006.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