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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공동체.

by Lbird 2003. 5. 4.
나의 정치색을 나도 잘 모르겠지만.. ^^
대체로 조직적인 행동들에 거부감을 느끼는 편이다.
조직이 커지면 불안해 하며, 더 지나면 그 조직을 믿지 못한다.

내가 바라는 사회는 대단히 이상적인 것이어서..
지역 사회에서는 시민들끼리 알아서 ^^ 공동체를 만들어
사는 것이고, 좀더 큰 규모에서는 그런 공동체들끼리
알아서 ^^ 의견 조율을 하는 것이다.

물론, 현실 세계에서 그런 이상을 실현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넷 상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문제는 적들이다.
그러한 이상사회 실현에 두가지 주요한 적은, 질서를
파괴하는 자들과 사회 자체를 구워삶아먹으려는 자들이다.
후자의 적은 공동체들끼리의 임시 연합으로 막아낼 수
있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그러나 전자의 적은 그렇지가 못하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정부가 추진하는 짓거리들보다는 스팸메일을
보내는 짐승들이 내가 꿈꾸는 이상사회를 해치는
보다 무서운 적들이다. 완벽히 막아내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좀 더 비관적으로 말하자면
"막는" 것이 전혀 불가능하다.

그런 적들은 막아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을
교화하고, 예절을 가르치고, 공동체에서 생활하는
법을 가르치고... 어쩌다 계몽주의적인 전개가
되어버렸는데... 어쨌거나 계몽과 교화로 그런 적들의
수를 점차 줄여나가는 것이 옳다.

원래가 생명체란 주변 환경을 부수어 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자신을 적응시키고, 또 주변을
자신에 맞게 부분 적응시키면서 살아간다. 자연스러운
것이 좋은 것이며, 대 자연이 지금껏 그렇게 살아왔다.

무지하고 다듬어지지 않은 자들을 교화하는 데에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 지는 알 수 없는 것이다.
현재의 물질 사회는 그 목적을 아직도 이루지 못했다.
넷 상에서 생겨난 새로운 사회에서도 그 목적을
온전히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넷 상의
사회가 존재하는 한, 그런 자들을 교화하는 작업이
결코 사라질 수 없을 것이다.

한 때 몸을 담았던 우리학교 노래패의 이름은
"한반도의 아픔을 함께 하는 노래패" 이다.
우리는 술을 마시며, 공연을 하면서,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이 땅에 아픔이 사라지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그때까지 우리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나의 생각에, 한아패가 사라질 명분은 영원히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넷상의 교화 운동이 필요없어지는 날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그저 예절 바른 사람들의 수를
늘려서, 대세를 만들어 갈 뿐이다.

완벽히 순수한 물질이 존재하지 않듯.
완벽한 진공이 존재하지 않듯.
완벽히 깨끗한 물이 존재하지 않듯.

물 한 바가지를 퍼서 깨끗하게 하겠다고
통째로 구워서 증류한다고 해도
그 물은 여전히 더러운 것들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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