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런 저런...

침잠, 짜증

by Lbird 2005. 7. 23.
작년부터 박사하던 동기들이 대거 졸업했다. 올 봄부터도 여러명
졸업하고, 오늘은 선배 하나가 찾아와서 졸업하고 MIT로 postdoc 하러
간다고 하더라.

나는 모하고 사는 건지. 뭔가 기분이 착 가라앉는다.

랩에서는 여전히 쓸데 없는 일거리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빨리 사무원이 들어와야 할 텐데 교수님은 그럴 의지를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곧 있으면 QE 준비하게 될 석사 애들에게 떠 넘기기도
힘들다. 젠장. 작년부터 치면, 이 짜증 나는 숫자 맞추기 게임을
꼬박 2년은 해야 할 듯 하다.

이게 도대체 뭐하는 건지. 짜증이 나서 확 뒤엎어 버리고 싶다.
그럴 용기도 없고, 뒤엎기에는 너무 많이 왔다는 게 더 짜증난다.



사실, 제일 짜증나는 순간은, 다른 사람들이
"요즘에는 뭐하고 지내세요? 무슨 공부해요? 논문은 뭐 썼어요?"
하고 물어볼 때다. 생각해 보면, 뒤엎기에 너무 많이 왔다는 건
시간이 그만큼 지났다는 것이지 실제로 뭔가 진척이 있었다는 건 아니다.
그럼, 결론은 단지 용기가 없다는 거구나. 갑자기 짜증이 두배로 는 것 같다.
젠장.

'이런 저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의 마지막 날  (0) 2005.09.21
쓸데 없는 기자들  (0) 2005.07.24
Nirvana  (0) 2005.06.25
입술  (0) 2005.06.25
아..........  (0) 2005.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