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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스위스 여행

by Lbird 2008.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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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는 레만 호(Lac Léman)라는 제법 커다란 호수를 끼고 있는 나라인데 나의 기준으로 이 호수는 바다와 구별할 수가 없었다. -.-; 지난 2월에 갔던 곳은 스위스 중에서도 그 레만 호의 북쪽 기슭에 있는 Lausanne이라는 도시였다. 거기서 FSE 2008이라는 학회가 있었는데 사실 학회 자체야 나에게는 별 관심을 끌지는 못했지. 학회 첫날 행사가 끝나자마자 바깥으로 나와서 카메라를 들이댔는데 좋은 사진은 찍질 못했고 호수 서쪽으로 지는 해를 간신히 찍었다. 호수에 길게 늘어진 해 그림자는 의도했던 구도였는데, 그 옆에 우연히 찍힌 가로등은 의도했던 것은 아니다. 지금 보니 그런대로 사진에 잘 맞아들어가는 것 같다. ㅋㅋ

무턱대고 사진 한장 들이대면서 글을 시작해서 쫌 이상하긴 한데, 뭐 좋은 글 쓰자는 의도는 아니고 멀리 가서 찍은 아까운 사진 몇 장 올려보자는 심산이므로 앞으로도 이런 식일 게다. -.-; 딴지 즐! 반사! 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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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건물들이 대개 그러하겠지만 이 로잔이라는 도시의 건물들도 옛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것들이 아주 많다. 이 건물은 무슨 호텔 건물인데 아마 우리나라식으로 짓는다면 날렵한 현대식 건물로 지어서 건드리면 손을 베일 것 같겠지. 그런데 그곳의 건물들은 그렇지가 않다. 멀리서 보기보다는 가까이 가 보고 싶고, 자세히 들여다 보고 싶고, 만져 보고 싶다. 저녁무렵이라 불을 막 밝히기 시작한 참이다. 겨울이라 앙상했던 그 나무들을 피해서는 찍을 수가 없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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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잔이라는 도시에는 Ouchy라는 이름의 항구가 붙어 있는데 (호수에 항구라니 나에게는 영 낯설다. 우리나라의 "포구" 정도라면 또 몰라도...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호수는 나에게 바다나 다름 없었다.) 항구를 따라 가다보면 올림픽 공원이 나온다. 해도 다 지고 공원의 다른 곳을 찍은 것들은 시커멓게 나와서 색 보정을 해 봐도 봐줄만 하지가 않다. 그래도 불을 밝게 해 놓은 곳이 이 분수대 정도여서 남들에게 내밀만한 사진은 이거 하나 뿐이다. 왼쪽에 보면 Le Parc Olympique Lausanne이라고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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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은 로잔 성당의 정문 옆에 있는 탑인데 내가 본래 성당이라든가 교회라든가 하는 것과는 인연이 별로 없는 관계로 정확히 뭐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하고 많은 사진 중에서 이걸 올리는 이유는 이 사진을 보면 소설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장서관이 떠 오르기 때문이다. 수사인 아드소가 스승인 윌리엄을 따라서 수도원에 들어가 장서관을 처음 볼 때의 느낌이 대략 이러했으리라 생각된다. 웅장해서 가슴이 약 2초간 멎을 것 같은 느낌. 물론 소설속의 장서관 정도라면 이 사진의 탑보다야 훨씬 클 테지만. 그래도 소설 속에 나오는 탑을 그냥 생짜로 상상만 해야 했던 것을 실제의 사물을 빌어 좀더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은 나름 유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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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고 해야겠다. 동명의 영화도 있지만 영화에서 보이는 웅장함이라는 것도 스크린이 아닌 실제의 것을 볼 때의 웅장함에는 미치지 못하는 법이니까.

오른쪽의 작은 사진은 뽀나쓰. 성당 입구의 아주 고풍스러운 장식이다. 사실 무늬보다는 장식의 퇴색한 정도에서 느껴지는 숙연함이 있어서 눈에 든 사진이다. 잘 보면 문과 스테인드 글래스 주변의 장식은 나이가 느껴지는데 그 주변의 벽돌들은 상대적으로 좀 젊다. 벽돌은 어떻게 다시 끼워 넣어도 문 주위의 장식은 현대의 것으로 갈아치울 수가 없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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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두 사진은 무엇인고 하니... 이른바 Invader. ㅋㅋ 우리나라에서는 무슨 이름으로 소개되었더라. 본인 어렸을 적 넉넉치 못하여 문방구 앞의 10원짜리 20원짜리 오락을 그리 많이 해 보지 못해서 정확한 이름은 가물가물한데 외국에서 invader였으니 우리나라에서도 인베이더였겠지. 뭐 암튼 그러저러한 고전 중의 고전인 게임의 캐릭터를 각 관광 명소에 저렇게 붙여 놓고 다니는 인간들이 있는데 예전 스노우캣 사이트에서 처음 보고 알았었지. 붙이더라도 꼭 저런식으로 비트맵 형태로 붙여 놓는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반가워서 찰칵했다. 위에 보이는 성당 정문의 맞은 편에 있다. Invader 아래의 흰 칠은 누군가가 주목을 끌려고 일부러 칠해 놓은 것인지 아닌지 궁금궁금. 알 수는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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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로잔 성당인데 이번에는 정문 반대쪽의 외벽이다. 움푹움푹 패인 것이 "나 좀 나이 먹었소"하고 자랑질 중인 것처럼 보인다. 돌이 원래 저렇게 생긴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왠지 부실해 보이는 저 돌들을 그냥 두는 것이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참 궁금하더라. 궁금해도 뭐 어쩔 수는 없다. 저런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나올만한 두꺼운 관광 안내책은 애초에 사질 않았고, 그렇다고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물어보기도 쫌 무엇했으니까. ^^ 사실 결정적으로 스위스라는 나라가 불어/독어/(이태리어)를 쓰는데 길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말을 걸면 일단 불어로 대답한다. -.-;; 불어라고는 할 줄 아는 말이 "봉쥬르" 정도인 상태로는 용기가 있어도 뭐 어떻게 해 볼 수가 없다. 나의 체감으로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시민의 2/3 정도는 영어를 제법 유창(까지는 아닌가?)하게 하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도 꽤 되는 듯 하다. 에... 그리고 영어를 제법 한다고 해도 발음이 이거 불어식이다 보니 알아듣기가 참 괴롭다. 상대방이 영어로 얘기하는데 못알아 들으면 이 사람들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는 그냥 가 버리지 않을까. ㅋㅋ

사진은 잠시 멈추고 에피소드 하나를 얘기하자면, 로잔에 오밤중에 떨어져서 기차역 앞을 서성이는데 어떤 현지인이 버스 타는 곳을 가르쳐 주더라. 그런데 -.-;; 못 알아들었다. 내 귀가 막귀인지 절반은 알아듣고 절반은 못 알아듣겠던데, 길 가르쳐준거 절반만 알아먹으면 그게 무슨 소용이란 말이가. 이 사람 말하길 우리를 버스 정류장(우리가 원하는 버스가 지나가는)까지 데려다 줄 시간은 없다면서 자전거 타고 휙 가버리는데 쫌 황당하더라. 그래서 지도 보고, 표지판 보면서 (알고 보니 좀 먼 곳에 있는) 정류장을 찾아갔다. 가는 길에 물어볼 사람이 없길레 어떤 가게 문 열고 들어가서 길을 묻는데, 이런 젠장. 그 가게에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영어를 하는 사람이 없더라 -.-;;; 비슷해 보인다고 왠 쭝국애를 데려오는데 중국어는 더더욱 알아들을 리가 없지. 어찌어찌 버스를 타고 우리가 내려야 할 곳 (이것도 알고보니 좀 먼 곳이더라 -.-;; )에 내려서 방향을 찾는데, 날은 춥지 지나가는 사람은 하나도 안 보이지, 결국 버스 기사 (아줌마였다.)한테 물어봤다. 이 아줌마는 더 가관이다. 아예 영어를 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나는 계속 영어로 물어보고 이 아줌마는 불어로 중얼거린다 -.-;;

"그러니까 이길(손가락질하며)로 가는 게 맞나요?"
"blahblahblah..." (뻐끔뻐끔 <-- 이건 그 아줌마 담배피는 소리)

이런 식이었다. 결국은 지나가는 배낭 맨 여행객(여행객들은 영어를 확실히 한다.)을 붙잡아서 길을 물었다. 뭐 내가 손가락질하던 방향 맞더구만 -.-;;

암튼.. 어디까지 했더라. 이거 영 두서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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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안은 스테인드 글래스와 파이프 오르간을 빼면 웅장하다는 것 외에 그다지 볼 것이 없다. 그래도 스테인드 글래스는 참 볼만했는데, 위 사진에서 오른쪽의 스테인드 글래스에서 들어온 빛이 왼쪽 사진처럼 기둥에 아른거리는 것은 내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장면이었다. 2월의 차가운 날씨에도 따뜻해보이는 햋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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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 우리(나와 후배 하나)가 묵었던 유스호스텔이다. 계단 아래로 보이는 끝 방이 우리가 잔 방이다. 난 저 유스호스텔에서 며칠밤을 자고 나서 결심을 했다. 나중에라도 유럽 여행을 하게 되면 모든 고려 조건 중에서 숙박을 취우선으로 하리라. 다른 건 어떻게든 될 테지만 숙박이 불편하면 정말 여행이 하루하루 피곤할 것 같다. 숙소에서는 피로를 풀어야 하는데 말이지. 그래도 가격은 쌌다. 대충 보통 호텔 가격(너무 비싸지 않은)의 1/2에서 2/3 정도다. 하지만 다음번에는 기필코 호텔에서 잘 테다.

위 사진은 귀국길에 오르던 날 로잔을 떠나면서 찍은 사진이다. 귀국 코스는 로잔에서 기차를 타고 제네바로 간 후에 거기에서 비행기를 타고 파리고, 다시 인천으로 입국하는 것이었다. 귀국 과정의 고생길은 예전 글에 적었었는데, 제네바로 이동할 때만 해도 그런 일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뭐 어쨌든.. 다른 사진은 그다지 볼 것이 없고 제네바 시내에는 아래 사진처럼 생긴 요상한 나무들이 꽤 많았다. 무슨 종인지는 모르겠는데 나의 경우 어디서도 본적이 없던 나무라 기념으로 남겼다. 하나는 역광, 하나는 햇빛 받아서. (역광 사진이 답답해 보이긴 해도 뭔가 더 분위기 있어 보이는 것 같기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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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정말 어디 가나 오래된 성당이 넘쳐 나는데, 아래는 제네바 성당의 일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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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탑이 정말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다. 이 성당은 규모도 크고 관광객도 많은 모양으로 이러저러한 관람 코스를 유료로 제공하는데, 위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비좁고 가파른 나선형 계단을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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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오르면 탑을 오를 수가 있다. 다른 성당들도 그런 편이지만 제네바 성당도 높은 지대에 있어서 탑에 오르고 나니 오른쪽 사진과 같은 탁 트인 광경이 보인다. 사진의 오른쪽 끝에 하늘로 솟은 물줄기는 호숫가에 있는 분수다. 사진에 보이는 경관의 대부분도 역시 항구다. 또 말하지만 이게 무슨 호수야. 바다지. 암튼, 사진에 보이는 제트 분수는 높이가 얼마랬드라... 음... 까먹었네. 주변의 다른 건물들과 비교해서 보면 가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쌩뚱맞게 왠 분수인지, 그건 모르겠지만 ㅋㅋ
저 분수가 왜 있는 건지는 몰라도 신기해서 동영상으로 찍은 것이 있는데 물결이 움직이는 정도를 봐도 그 크기를 다시 실감하게 된다.



이 제트 분수를 보고나서 남쪽 탑도 구경하고 다시 북쪽 탑으로 돌아오는 길을 촬영한 동영상이 아래에 있는 것인데, 기왕 찍었으니 올려둔다. ㅋㅋ 한마디 붙이자면 저런 공간을 일반에게 공개해 놓는데도 그다지 엉망이 안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쫌 부러워지긴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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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그 중 잘 나온 스테인드 글래스 사진이다. 뭐, 그냥 스테인드 글래스다. ^^

아.. 피곤..

마지막은 추위에 떨면서도 주변에 널브러져 있던 대포 하나를 부둥켜 안고 찍으려다, 결국 어정쩡한 자세로 찍혀 버린 내 사진이다. ㅋㅋ

떨고 있는 게 느껴지는지?
스위스의 2월은 추웠다.
그래도 걔들 짧은 치마 입고 다니더군 -.-;
보기는 좋더군. ㅋㅋ
(그러고 보니 여자 사진이 하나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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