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런 저런...

5월 20일

by Lbird 2007. 5. 21.
확실히 날짜를 잘못 잡았다.
신경을 써야 하는 사람보다는 다른 것이 나의 마음을 온통 흔들어 대고 있었다.
견딜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은, 결국 근거 없는 자만에 불과함이 밝혀졌다.
저지른 잘못을 생각한다면 이대로 조용히 묻어두는 것이 옳은지도 모른다.
그래도 마음이라는 건 머리가 시키는 대로 따라주는 녀석이 아니었다.

시내 나간 김에 책을 두권 샀다.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
펄 벅의 "연인 서태후"
일찍 자야 했는데 잠이 오지 않아 "파이 이야기"를 집어든다.
표지 그림에는 작은 조각배 하나가 있고, 호랑이 한 마리와 왜소한 남자 하나가
서로 발을 오므린 채 배 반대쪽에 웅크리고 있다. 프롤로그에 이 이야기를 읽으면
신의 존재를 믿게 된다고 돼 있다. 그만큼이나 불가사의한 이야기라는 거겠지.

신이란 참 편리한 개념이다.
나에게도 신이란 개념이 있어서, 모든 것을 신의 뜻에 따른다는 핑계를 댄 후,
결국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행동하는 그런 용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른 존재에 위탁하고 편히 잠들 수 있는 그런...

'이런 저런...' 카테고리의 다른 글

Sentimentalism  (0) 2007.06.10
일본행  (2) 2007.05.28
인간으로 사는 것  (0) 2007.05.20
안녕 미미  (0) 2007.05.14
버리기..  (0) 2007.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