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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 흉내내기

My life without me

by Lbird 2005. 8. 10.
영문 제목: My life without me
국문 제목: 죽기 전에 하고 싶은 10가지

언제 만든 영화인지는 유심히 살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사실 별로 중요한 건 아니고. 심심한 나라 캐나다에서 만들어서인지
스펙타클은 없다. 사실 영화에 스펙타클한 장면이 있는지 없는지도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고.

어느날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다소 인간적인) 의사가 머뭇거리면서,
나의 얼굴을 제대로 마주 보지도 못하면서 꺼내 놓은 말이, 나의 삶이
이제 짧으면 두달 길면 세달이라고 말했다면, 나는 무엇부터 생각할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 대개의 경우 일어날 준비를 하거나 파일을
닫게 되지만, 오랫만에 끝의 끝까지 봤다. 끝을 대하는 자세 때문인지.
꼭 끝을 대하는 자세 때문은 아니었던 듯도 하다. 21그램이라는 영화를
봤을 때도 엔딩 크레딧을 다 보진 않았으니까.

무척이나 조용한 끝에 조용한 엔딩 뮤직에, 크레딧까지도 조용한 밤
조용히 혼자서 써 내려가는 일기처럼 조용했다.

삶은 고단한 거지만, 그게 덜 끔찍하게 느껴질 무엇인가가 나에게도
주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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