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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클럽. 요상한 번역체. 이왕 제 때 자기에는 글른 상태이니 몇마디만 더 쓰자. 가끔씩 책을 읽다 보면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는 책들이 있다. 처음에야 새로 펴 든 책이니 읽기 시작을 하지만, 이내 내용을 따라가기 위해서 신경을 집중해야만 하게 된다. 내용이 어렵기 때문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 책의 내용에 빠져 들어서 집중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이 작가(또는 번역자)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알아내기 위해서다. 이런 책들의 공통점은 몇문장만 읽어보면 꽤 있어 보이는 문체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책을 처음 폈을 때부터 따지면 거의 3-4개월이 됐고 다시 폈을 때부터 따지면 이제 한달이 된 책이 있는데, 매튜 펄이라는 사람이 쓰고 이미정이라는 사람이 옮긴 "단테 클럽"이다. 한달쯤 전에 새책을 이것 저것 샀을 때 이 책의.. 2006. 11. 27.
The little prince 하릴 없는 초조함 때문에 잠에 들지 못하고 결국은 이 시간까지 어린왕자가 지구를 떠나고 Antoine이 마지막 남긴 말까지를 읽었다. 그리고 이 여운을 잠시 즐긴 후에 늘상 하는 일을 하나 했다. 뭔가 생각난 것이 있으면 세상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Googling을 통해서 알아보는 것. 그러다가 어린왕자의 친구인 Manuel이 어린왕자를 대신해서 복잡한 HTML등을 처리해서 이 땅에 다시 어린왕자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사이트를 찾았다. http://www.b612.net 어린 왕자는 새로운 소혹성을 찾았다고 한다. 소혹성 B-612는 여전히 B-612일 텐데 또 다른 B-612라니 잘 모르겠지만 어차피 소혹성의 이름에 붙은 숫자들이야 어른들의 일이니 크게 상관할 바는 아니다. 그리고 아.. 2006. 11. 27.
파트리크 쥐스킨트 "향수" 사실 나는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가 부러웠다. 얼음보다 더 한 냉혹함, 죽음조차 이겨내는 인내심, 흉내 낼 수 없는 노력,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치밀함,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냉정함, 세상 모두를 비웃을 수 있는 자신감, 그리고 천부적인 자질... 그것이 살인에 해당하는 것이라도 거침 없이 해 낸다는 점만을 빼고 나면 세상을 성공적으로 -- 물론 세속적인 의미에서 -- 살아가기 위한 모든 것이 거기에 있었다. 그르누이는 거기에 더해서 세속적인 무엇에도 유혹되지 않고 오직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무서움까지 가지고 있었으니, 끊임 없이 주변을 둘러보고, 자신을 가장하고, 때로는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완전히 방치해버리기도 하는 불완전한 성격의 나로서는 감히 비교를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지금 또 .. 2006. 11. 9.
새책들 단테클럽 2, 작가들의 연애 편지, 연금술사 (일러스트판), 조엘 온 소프트웨어, 향수, Silmarillion (영어), The little prince (영역) 지난 주말에 하릴 없이 웹을 뒤적거리다가 음반 세개와 위의 책들을 주문했다. 오늘 병원에 갔다가 저녁 먹고 랩에 올라오니 책이 도착해 있었다. 포장을 뜯고, 이 참에 책꽂이 정리도 좀 하고 자리를 찾아 꽂아 넣었다. 작가들의 연애 편지는 제목 그대로인 책인데, 글쓰는 걸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쓴 연애 편지는 꽤 멋지겠다는 생각에서 선물용으로 산 것. 연금술사는 그전부터 읽어보고 싶던 소설인데, 방돌이 책을 빌려 보려고 했더니 이놈아가 집에 있다는 책을 도대체 가져올 생각을 안한다. 그래서 교보문고 사이트를 뒤적거리다가 일러스트판이라고 있길레 .. 2006. 10. 31.
책책책!!! 돈은??? 지난주 목요일(금요일이던가??)에 12만원어치 책을 주문해서 오늘 물건을 받았다. 물론, 12만원을 한꺼번에 지르기에는 부담이 되었는데 다행히 적립금 쌓여 있는 것이 5만원 가량 되어서 실제로 7만원 정도만 카드로 결제했다. 그런데, 조금전에 문득 궁금해져서 교보문고에 들어가서 나의 갖고 싶은 책 목록을 엑셀로 다운받아서 판매가를 합쳐보니 무려 31만원이나 된다 -.-;;; 아... 오늘 도착한 로마인 이야기 14권 중에서 이제 겨우 1권의 1/3만을 읽었을 뿐인데, 31만원 어치의 사고 싶은 책 목록을 또 뒤적거리게 된다. 지름병이여... 2006. 2. 13.
하루끼 낭천이 싸이홈피에 갔더니 하루끼 얘기가 있더라. 언제 스크랩해 놓은 건지는 잘 안봐서 기억 안 나는데,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던 거 같다. 거기에도 댓글로 써 놨지만, 하루끼의 소설을 읽었을 때 느꼈던 감정은 참 익숙한 정서라는 거였다. 고독이라든가, 쿨하게 사는 것이라든가, 남들이 함부로 이해하지 못하는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지고 살며, 적당한 불행을 가지고 있고, 기존의 가치에 시큰둥하다든지, 마음을 한번 열면 남들이 하지 못하는 감동을 준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문학 소년/소녀야 말할 것도 없고, 글 한줄 쓰려면 힘들여 머리를 쥐어 짜내야 하는 사람들마저도 사춘기 시절에 한두번쯤은 상상해 봤을 그런 감정 말이다. 낭천이 홈피에 있던 글에는 "이러이러한 종류의 사람들이 하루끼를 좋아한다."라고 돼 있었.. 2005. 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