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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4

이제 그만... 원래는 먼 훗날 추억거리로 남겨 놓았던 좋은 감정들이, 새 불을 일으킬 불쏘시개가 될 줄 알았던 그것들이, 다 쓴 치약을 마지막까지 짜내어 써버리듯 사라져버렸다. 술을 안 먹어도 취한 기분이다. 9월이 되면 내연산엘 가자. 하루 종일 걷고, 산 밑에서 도토리 묵을 사와야지. 2008. 8. 30.
잠행 submerge ━ vi. 1 물속에 잠기다, 침몰하다 2 잠수[잠항]하다 3 보이지 않게 하다 잠수함은 배라는 종류의 물건 중에서는 가장 신비롭다. 비행기라면 스텔스 기능을 갖춘 최첨단의 비행기들이 그나마 비슷하겠지만, 잠수함과 스텔스기는 애초에 비교 대상이 되질 않는다. 스텔스기야 기껏해야 레이더를 속일 뿐이지 사람의 눈을 속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잠수함은 단지 배 뿐이 아니라 유체 위나 속을 움직이는 물체 중에서는 가장 신비롭다고 생각된다. 보이지 않음. 잠수함이 신비로운 것은 이 때문이다. 물론, 자신이 숨고 나면 자신도 남을 볼 수가 없다. 주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껏해야 sonar를 이용해야 하지만, 소리라는 것은 빛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인식 매체이다. 짙푸른 바다... 2008. 8. 25.
파반... 외로움... 밤은 사람을 자극한다. 원래는 맥주 한 캔만 먹고 바로 자려던 거였는데, TV 소리 줄여 놓고 틀어 놓은 음악이 흘러 흘러 Pavane for a dead princess가 나왔다. 아... 이 곡이 나오면 안되는 거였는데. 나는 원래 이 곡이 슬프다고 느끼지는 않았었다. 단지 오늘은 유난히도 외롭게 느껴졌다. 외롭다. 그러다가 당초의 계획과 다르게 맥주 한 캔을 더 땄다. 그런데, 맥주 한 캔을 더 먹고 나니 더 외롭다. pavane을 10번은 들은 것 같다. 이제 그만 들어야겠다. 이러다가는 밤을 꼬박 새우겠다. 2008. 8. 12.
후... 예전 우리 막내 이모가 시를 쓸 적에 이런 싯구를 썼었다. "후! 정열이 춤춘다." 나는 그것과는 다른 "후..."를 내뱉는다. "후... 가슴이 답답하다." 2008.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