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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 흉내내기

하루끼

by Lbird 2005. 9. 20.
낭천이 싸이홈피에 갔더니 하루끼 얘기가 있더라.
언제 스크랩해 놓은 건지는 잘 안봐서 기억 안 나는데,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던 거 같다.

거기에도 댓글로 써 놨지만, 하루끼의 소설을 읽었을 때
느꼈던 감정은 참 익숙한 정서라는 거였다.
고독이라든가, 쿨하게 사는 것이라든가, 남들이 함부로 이해하지
못하는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지고 살며, 적당한 불행을 가지고
있고, 기존의 가치에 시큰둥하다든지, 마음을 한번 열면
남들이 하지 못하는 감동을 준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문학 소년/소녀야 말할 것도 없고, 글 한줄 쓰려면 힘들여
머리를 쥐어 짜내야 하는 사람들마저도 사춘기 시절에 한두번쯤은
상상해 봤을 그런 감정 말이다.
낭천이 홈피에 있던 글에는 "이러이러한 종류의 사람들이
하루끼를 좋아한다."라고 돼 있었지만, 대체로 정상적인 사춘기를 거친
사람들이라면 어릴 적에 한번쯤은 다 생각해 봤을 만한 것들이다.
단지, 얼마나 잊고 살았는가의 문제일 뿐이겠지.

하루끼 매니아들이 생기는 이유는, 그런 먼지쌓인 익숙한 동경심
자아내는 감정을 제법 잘 써냈다는 것일 것 같다. 서평을 읽어보면
하루끼의 작품 세계가 뛰어나다거나 색다르다거나 반항적이라거나
하는 찬사들을 붙여 놓았지만, 사실 내 생각에는 감수성 예민한
어린 소년 소녀들에게는 보편적인 감성인 것 같다.

이렇게 써 놓고 나니, 문제는 또 다시 한 곳으로 귀결된다.

"얼마나 표현할 줄 아는가"

그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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