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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사는 게..

by Lbird 2008. 12. 11.

요즘은 사는 게 참 재미 없고 성가시다. 내 인생에는 왜 이리 걸림돌들이 많은지. 도대체가 좀 마음이 안정이 될라치면 어김없이 무엇인가 불쑥 나타나서 나를 들볶아댄다. 사는 게 피곤하고 짜증난다. 요즘 나를 괴롭히고 있는 것은 좀 뜬금 없는 것인데, 왜냐하면 당장 내 코도 석자인데 이 일이 남의 졸업에 엮여 있다는 것이고, 또 이것이 본래 나에게 엮여야 할 당위가 없다는 것 때문이다. 어쨌거나 여기에서 자세히 썰을 풀만한 꺼리는 되지 못하니 이쯤 하고...

하고 싶은 얘기가 뭔고 하니... 사는 게 재미 없다 보니 나의 인생 자체가 무의미해 보인다는 것이다. 만약 앞으로도 계속 이럴 것 같다면 이대로 계속 삶은 지속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것이다. 예전에 끄적거렸던 것 중에 니체의 말 한마디에 대한 것이 있었는데, "몇 번이라도 좋다. 이 지독한 삶이여 다시!" 이런 말이야 삶을 끝까지 살아보고 나서 지난 삶을 돌아볼 때에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아니면 상층민, 또는 가진자들이 자신들의 삶의 기반을 떠 받치고 있는 하층민, 또는 못가진자들이 그 괴로운 삶을 바보처럼 계속 살도록 만들기 위해서나 할 말인 것 같다. 윤회가 사실이라면 이쯤에서 삶을 적당히 끝내고 새로운 삶을 살아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리라. 물론, 윤회를 이야기하는 불교의 세계관에서는 문제가 이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그게 아니면 힌두교 정도를 생각해 볼 수도 있겠으나 불교의 세계관 자체가 인도의 고대 설화들에 얽힌 것이니 힌두에서 이야기하는 윤회도 그리 단순한 것은 아닐 것이다. 게임을 하다가 실수를 하면 세이브-로드 신공을 부리는 것 같지는 않을 거라는 말이다.

어쨌거나, 요즘 사는 게 재미 없어서 사는 걸 그만 두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고는 해도 현재 나의 심리 상태가 극도로 불안정하거나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그저 요즘 나를 괴롭히고 있는 내키지 않는 업 때문에 짜증의 정도가 임계치를 살짝 살짝 넘나들고 있는 정도이다. 그래서 생각하는 것은, 자살이라는 것이 꼭 세상이나 자신 또는 주변에 대한 극도의 좌절감 때문에 하는 것은 아니리라는 것이다. 자살을 포함하여 몇가지 다른 선택이 있고 그것을 이성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면 짜증나는 삶을 어쩔 수 없이 이어가는 것 외에 자살도 충분히 이성적으로 선택 가능한 옵션의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 정도까지 쓰고 나면 누군가가, "야, 그럼 그만 살어."라고 말할 것만 같다. 근데 생각해 보면 나는 당장 삶을 그만둘 수는 없다. 일단 억지로라도 희망을 가지고 계속 살아가는 것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삶을 그만두는 것에는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 나의 다음 삶은 이번의 내 삶보다 더 열악한 초기조건으로 시작할 수도 있고, 살면서 더 운이 나쁠 수도 있고, 아니면 단순히 "다음 삶"이라는 것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니 이 삶을 섣불리 끝내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 나의 삶이 한 없이 보잘 것 없다고 해도, 일단 끝까지 살아볼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어쩌면 이번의 삶이 끝나고 나서 "에혀. 정말 시간 낭비였어..."라고 생각하게 될지라도 지금 생각하기에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계속 사는 것이다.

그게 지금 내가 가진 정보로 판단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다. 다른 정보를 더 얻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 정보라는 것을 얻는 과정 중에서 세간에 알려져 있는 것들은 그 자체가 고행이거나 과정이 모호하여 과연 더 많은 중요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장담할 수가 없다. (단순히 나의 무지 때문일지도 모르지.)

어쨌거나 앞으로 몇 년간은 더 살아야 할 것 같다. 그게 십년이 될지, 이십년이 될지, 백년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아니면 고작 몇일이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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