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인 흉내내기

쿼바디스 도미네

by Lbird 2006. 11. 19.
"쿼바디스 도미네"

"Quo Vadis Domine"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동명의 영화에서 로마 황제 네로는 역사상 최고의 폭군으로
기독교도들을 말살하는 최악의 황제로 그려지고 있다.
영화 장면에서도 대 경기장 안에서 마치 무고한 기독교도들을
사자밥으로 내 준 것으로 되어 있는데, 사실 이것을 잘 따져보면
기독교들의 자기 만족적인 영화 이상으로 볼 수가 없다.
네로나 그의 측근들의 배역을 맡은 배우들이 불쌍할 따름이지.

영화나 기타 드라마를 보면서 사람들이 역사상 사실이 아닌 것을
마치 사실인 것인양 위안을 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그 드라마를 연출해 내는 인물들을 굳이 비판해야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문제는 현세에 남아 있는 인간들이다. 그들은 반론을 거부한다.
"영화가 말하고 있잖아!"
조또...

얼마전에 몇몇 사극에서 역사상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해서 세상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이리저리 떠들어 댔던 일이 있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야기 했다.

"드라마는 드라마로 받아들여야지."

그런데, 그렇지 않은 인간들은 어디나 있기 마련이다.
언젠가는 2019년 현재 한반도가 일본의 식민지라는 영화상의 일을
사실로 주장하는 이들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다.

네로, 그가 로마 역사상 최악의 황제로 여겨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지만, 네로 치세에 일어났던 몇가지 지엽적인 일로, 네로는 기독교의
원수라고 말하는 것은 참으로 역겨운 일이다. 지금 OCN에서 하고 있는
영화 제목인 "쿼바디스 도미네"의 원어가 뭔지를 찾아보려고 구글링을
하니 나오는 것이라고는 온갖 네로에 대한 저주들 뿐이다.

어디서 와전됐는지는 깊게 생각해 볼 필요는 없으리라. 단지
다수가 믿는 것이 진실이 되는 이 세상의 이치라는 것이 씁쓸할 뿐이다.
언젠가는 이런 글을 블로그에 올리는 것 자체가 죄악이 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다. 그럴 때는 지하로 숨어야겠지. 허어어어엉...

'문화인 흉내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테 클럽. 요상한 번역체.  (0) 2006.11.27
The little prince  (0) 2006.11.27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0) 2006.11.09
파트리크 쥐스킨트 "향수"  (0) 2006.11.09
연금술사  (0) 2006.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