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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유다

by Lbird 2006. 4. 7.
가롯 유다가 예수를 팔고 그 죄로 목을 매어 죽었다고도 하고,
예수를 판 돈으로 밭을 샀다가 배가 터져 죽었다고도 하는데,
어찌 되었든 그가 알 수 없는 동기로 그의 스승을 팔고 비참하게
생의 결말을 맺었다는 것은 맞는 듯하다.

그런데, 내가 그 지긋지긋하던 기독교계 고등학교 3년 동안 들었던
것이나, 혹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열렬한(?) 기독교 신자들에게
줏어 들은 바로 유다는 극히 사악하여 그 죄가 어찌 해도 다 씻을
수가 없었다는 것인데, 최근 뉴스에 유다복음이라는 것이 발견되어
(실제로는 1970년대에 발견되었다지만 어찌된 이유인지 이제서야
세간에 공개되었다) 유다가 예수를 팔아 넘긴 것이 실은 예수가 시켜서
그랬다는 것이렸다.

아.. 불쌍한 유다. 그가 스승을 팔아 넘긴 것이 사실이라 해도 따지고 보면
배반 당하여 죽어야 하는 예수의 전략을 도운 것 뿐인데, 그렇게나 저주를
받아야 하는 처지에 있었다니. 그 자신은 그러한 처지를 어떻게 생각하였는지
모르겠고, 또 초대 로마 교회가 그러한 내막을 알고서 그를 그렇게나
저주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불쌍함이 2천년이 지난 지금도 잠시 고개를
숙이고 애도할 만 하다.

그러고 보면, 진실이라는 것은 여전히 오리무중이고, 지구상 가장 큰 세력을
가진 기독교의 교단 조직이라는 것도 믿을 만한 것이 못 되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현대에 읽히는 성경이라는 것도 초창기 로마 교회가 모으고
편찬했을 것이고, 그 후에도 권력을 쥔 중세 교회가 이어 받아 개작을
거듭하였을 것인데, 그렇다면 '성경이 옳다' '교회가 옳다' 하면서 싸웠던
그 시절이라는 것이 참으로 코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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